모두 잠든 골목길 새하얗게 물든 새벽 위에 얼어붙은 꿈을 깨워 옅어지던 한숨이 버틸만도 했다던 이 겨울 위에 힘없이 피어올라 밤새 내린 눈처럼 마음에 쌓여 넌 다시 치워도 치워도 끝없이 환해져서 오랜 미움이 녹아서 그리움이 내려서 기억의 숨을 또 쌓아 첫눈이 내리던 날 이른 아침에 날 깨워 장난스레 웃던 너 고요한 눈길 위에서 서로 이름을 그리던 그날이 꼭 떠올라 밤새 내린 눈처럼 마음에 쌓여 넌 다시 치워도 치워도 끝없이 환해져서 오랜 미움이 녹아서 그리움이 내려서 기억의 숨을 또 쌓아 몇 번의 계절에 까맣게 칠해놓은 어둔 골목길은 온데 없고 아무도 모르게 담아왔던 눈물이 하얀 눈길 앞에 터져 나와 밤새 내린 눈처럼 마음에 쌓여 넌 다시 치워도 치워도 끝없이 환해져서 오랜 미움이 녹아서 그리움이 내려서 기억의 숨을 또 쌓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