처음 걷는 길이 전혀 두렵지 않은 듯 괜히 괜찮지 않지 않은 척 괜찮음을 보인 후 적막이란 이름의 마지막 손님을 나의 자취방에 들여봅니다 짐 정릴 끝마친 후에야 재필이 형과 인사 그 후에야 기본 옵션 가구와 나만 이곳에 남아있어 이제 나마저 떠나버리면 비어버릴 공간이 그려지지 않는다 괜히 섭한 마음에 방구석을 찰칵 이거 진짜 궁상을 안 떨 수가 없구나 어른이 되기 싫은 나는 처음 겪는 일이 전혀 무섭지 않은 듯 괜히 괜찮지 않지 않은 척 괜찮음을 보인 후 적막이란 이름의 마지막 손님을 나의 자취방에 들여봅니다 이 방에 살다시피 했던 그 친구가 마지막 인사는 본인도 껴달라 찾아와 이거 진짜 궁상을 안 떨 수가 없구나 라는 내 말에 끄덕거린 데동이도 안녕 생각해 보면 이 방은 치열했어 왜 나는 혼자 그리 쓰러져가며 싸웠어? 상대가 없어서 이기지도 못했어 대체 왜 난 누굴 위해 그랬어? 아파야 했던 눈물 흘려야 했던 여러모로 짙어질 많은 흉터를 새긴 후 적막아 잘 있어라는 한 마디의 서투른 작별 인사를 마칩니다 데동이도 안녕 홈마트도 안녕 광덕공원 안녕 안산천 정류장 수라상 서울예대 스물하나 일 년의 추억까지 모두에게 눈에 담으면 담을수록 미련만 커지기에 오르페우스와 같은 마음을 먹은 채로 적막아 안녕 널 이곳에 두고서 마지막 외출 문을 닫습니다 데동이도 안녕 안녕 안녕